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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음악

다리밟이 하며 부르던 노래 선소리

by 짱똘이다 2023.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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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우리나라 민속음악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그중 한 종류가 선소리이다. 선소리는 주로 다리밟이를 하며 부르던 노래로 알려져 있다. 서서 소리를 한다고 해서 선소리 혹은 입창이라 불렸는데, 단순히 서서 소리만 하는 것은 아니며, 선소리를 할 때는 늘 놀이와 함께였다. 

송파다리밟기 행사사진

 

선소리에 대하여

선소리는 서서 노래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나, 단순히 서서 소리만 하는 것은 아니고, 으레 놀이도 함께 하였다. 사물놀이처럼 함께 하는 노래인데, 우두머리 격인 모갑이가 장구를 메고 가운데 서서 선창을 하면 옆으로 늘어선 여섯일곱쯤 되는 소리패 인원들이 소고를 들고 춤을 추며 모갑이 선창한 소리를 받아 부르며 놀았다.

선소리가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오래전부터 다리밟이 놀이를 할 때 많이 불렀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거의 없어진 풍습이지만, 정월 대보름날 밤 둥근달이 뜨면 마을 다리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다리를 밟으며 놀았는데, 이 다리 밟는 놀이를 통해 병을 예방하고, 액막이를 하고자 하는 의미가 있었다. 

지금은 걷기가 건강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으로 다 알려져 있지만, 그 옛날 우리 조상들은 걷기를 통해 건강을 기원했다고 생각해 보면, 새삼 우리 조상들의 슬기를 알 수 있다. 

정월 대보름 둥근달이 휘영청 밝게 뜨는 그날 마을 사람들은 오곡밥에 갖은 나물, 맛난 음식으로 즐겁게 놀고, 마을의 젊은 소리패들은 멋지게 소리를 뽑으며 흥을 더 해 주었다. 서서 하는 소리라 그런지 선소리는 주로 남자들의 차지였는데, 역시 남자들이 부르는 노래여서인지 잡가가 아늑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데 반해 선소리는 씩씩하고 굵은 소리를 낸다. 

선소리는 지방에 따라 경기도, 서도, 남도 선소리가 있는데 정작 소리의 종류는 그다지 많지 않다.

 

경기도 선소리

서울 지방을 중심으로 하여 가까운 경기 지방에서 불리던 선소리다. 선소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소리로 서도나 남도 선소리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경기도 선소리는 놀량, 앞산타령, 뒷산타령, 자진산타령으로 구성되고 시간을 채우기 위해 여기에다 개고리타령이나 방아타령을 이어 불렀다.

선소리하면 곧 '놀량'을 떠올릴 정도로 놀량은 선소리의 대표적 소리다.

선소리는 지금은 그 이름도 생소하지만, 옛날에는 선소리 소리패가 따로 있어 무리 지어 다니곤 했다. 소리패마다 특기가 있고 훌륭한 모갑이가 있었지만, 서울지방 선소리패 중 뚝섬패가 가장 으뜸이었고, 이창배가 쓴 <가창대계>에는 경기도선소리의 시조도 전해 오고 있다. 경기도 선소리는 듣기에는 흥겹고 좋으나 장단이 일정하지 않고 가락도 까다로워 잘 부르려면 상당한 훈련을 해야 한다.

 

서도선소리

서도선소리가 경기도선소리와 눈에 띄게 다른 점이라면 소리를 할 때 장구만 치고 소고 대산 순수건 정도만 들고 논다는 점인데, 그 밖에는 경기도선소리 중 자진산타령을 경발림으로 바꾼 것 말고는 경기도선소리와 대체로 비슷하다.

 

남도선소리

남도에는 수준 높은 판소리가 있어서인지 경기도나 서도에 비해 그다지 많이 불리지 않았고, 소리도 많지 않았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남도선소리로는 <보렴>과 <화초사거리 > 정도가 있는데, <보렴>은 남사당패들이 놀이를 시작하기 전 축원하는 의미로 부르던 곡으로, 노랫말은 앞부분은 왕가의 번영을 축원하고 중반 이후로는 불경을 인용한 불가어로 되어 있다. 모두 한문으로 쓰인 탓에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또 <화초사거리>라는 소리는 '판염불'이라고도 했는데 앞부분은 불가어로 되어 있어 현재 부르지 않고 뒷부분만 부르고 있는데 장단이 세마치, 중중모리 장단이 번갈아 들어가는 등 변화가 심해 부르기 어렵다. 

 

맺으며

정월 대보름 휘영청 밝은 달빛을 받으며 소리패들의 흥겨운 소리로 이미 흥에 겨운 마을 사람들이 삼삼오오 다리를 건너는 장면은 생각만으로도 아름답다. 나이대로 다리를 건너며 건강을 기원했다는 이야기는 아주 어린 시절 들어본 적만 있다. 지금은 다리가 있는 시골 마을에 가보면 "그랬었다더라."라고 전해질뿐 그 놀이문화가 남아있지는 않다.  다행인 것은 지방자치단체마다 다리밟기놀이을 구현해 내는 노력들을 경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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