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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음악

선조들의 희로애락이 있는 산조가락

by 짱똘이다 2023.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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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선조들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성악이 판소리라면,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악기소리를 통칭해 산조라 한다. 산조란 한자표현으로 허드레가락, 허튼가락, 흐드러진 가락이란 뜻이다. 구체적으로 남도지방 무속음악인 시나위가락을 장단이라는 틀에 넣어 연주하는 기악독주곡으로, 산조의 뿌리는 무속음악에서 나온 시나위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악기 거문고

산조의 유래

시나위란 굿판에서 무당의 춤에 맞춰 음악을 연주하던 악들의 솜씨가 발전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즉흥음악이다. 시나위라는 말은 멀리 신라시대 때 '사날'이라는 말에서 유래 했다고 하며 그 뜻은 '새로운 시대'라고 한다. 양주동 박사는 시나위를 외래 음악인 당악에 대한 우리 고유 향악 개념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시나위의 묘미는 즉흥 음악이라는 데 있다. 고정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악기가 즉흥적으로 서로 엇갈리게 연주하는 묘한 안 어울리음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한시도 놓아주지 않는다. 예측할 수 없는 무궁무진한 변화 앞에서 관중은 자신도 모르게 몰아의 경지에 빠져든다. 시나위는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미국의 재즈와 흡사한 우리의 고유 음악으로, 시나위에서 비롯되었지만 그와는 다르게 비교적 형식을 갖추고 있다는데 그 차이점이 있다.  

 

산조를 이룬 사람들

가야금 산조

산조는 19세기말 삶도 지방에서 지삭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산조를 맨 처음 만든 사름은 가야금명인 김창조라고 전해지는데, 이미 영롱한 음색으로 많은 사랑을 받던 가야금은 가야금 산조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더욱 사랑받게 되었다. 

김창조는 최옥산, 안기옥, 김병호와 손녀딸인 김축파에게 가야금 산조를 전파했고, 이들은 각자 자기 류의 산조가락을 이루어 후세 사람들에게 전수했다. 이렇게  오늘날 연주되는 가야금 산조는 김창조류, 김죽파류, 최옥산류, 안기옥류, 김병호류, 강태흥류, 김종기류, 박상근류, 심상건류 등이 있다. 

거문고 산조 

가야금 산조와는 다르게 거문고 산조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였는데, 이는 이미 거문고의 주 향유층이 선비층으로, 점잖게 여겨지던 거문고에 무속음악인 시나위풍의 가락이 가미되는 것에 대한 반발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앞서 양주동 박사가 시나위를 당악에 대한 우리 고유 향악 개념으로 규정한것처럼 점잖지 못한 무속음악이 거문고와 함께하는 것에대한 거부감이 분명히 존재해 보인다. 그러나 백낙준의 거문고 산조는 신쾌동, 박석기, 한갑득, 김윤덕에 전수되어 오늘날 신쾌동류, 박석기류, 한갑득류, 김윤덕류가 있으며, 오늘날 우리 국민에게 사랑받고 있다.

 

산조의 음악적 짜임새

산조는 기악 독주곡으로 한 사람이 하나의 악기를 가지고 연주하되, 장구의 반주가 따른다. 장구를 치는 사람은 고수인데 간간히 추임새를 넣어 연주자의 흥을 돋운다. 산조를 듣는 관객들도 악기의 연주소리에 흥이 나면 추임새를 넣기도 한다. 우리 전통음악의 특징인 열린구성이 산조연주에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판소리와 마찬가지로 추임새 없는 산조는 생명력을 갖지 못한다. 

가야금, 거문고, 대금, 향피리, 해금, 태평소, 단소, 아쟁 등 민속악에 쓰이는 거의 모든 선율악기마다 산조가 존재하는데, 산조에 쓰이는 모든악기는 또한 거의 모든 민속악을 연주할 때 쓰인다.

산조의 장단은 진양조장단, 중모리장단, 중중모리장단, 자진모리장단을 기본으로 하고 악기에 따라 휘모리장단, 단모리장단 등이 첨가된다. 연주하는 사람, 악기, 주어진 시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게는 아주 느린 진양조장단에서 시작해서 중모리, 중중모리장단으로 조금씩 빨라지다가 자진모리장단, 휘모리장단, 단모리장단으로까지 이어지며 매우 빠른 장단에서 끝이 난다.

 

무궁무진한 가락의 보물창고

산조에 견줄만한 음악곡의 형식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없다. 산조는 우리나라 악기의 아름다운 소리를 다양한 기법으로 표 편할 수 있는 음악이자 연주하는 이의 음악적 감성을 최대한으로 나타낼 수 있는 음악이다. 특히 산조는 어느 스승에게 배운 대로만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세계의 음악을 이루어 낼 수 있고, 그것이 그대로 새로운 음악이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가락의 보물창고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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