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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음악

한국고전음악 무악

by 짱똘이다 2023.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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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음악 무악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굿'이라 할 수 있다. 우리 고전 <춘향전>을 보면, 성춘향의 엄마 월매가 정화수 한 그릇을 떠놓고 천지신명께 비는 장면이 나온다. 이몽룡이 장원급제해 돌아와 옥에 갇힌 딸 춘향이를 살려주기를 간절히 빌고 비는 장면이다.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미신이요, 어리석은 행위로 볼 것이지만, 그 시대로 보면 이는 절에 가서 부처님께 비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민초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기도였다. 그래서 <춘향전>의 이몽룡도 이 장면을 몰래 보고는 장모덕에 벼슬을 한 것이로구나하고 기도의 음덕을 당연히 여기는 장면이 나온다. 이렇게 집안에 정화수를 떠놓고 비는 민속신앙에서 좀 더 규모나 형식이 발전한 형태가 바로 굿이다. 굿은 우리 민속음악의 중요한 한 축으로, 이 음악이 가지는 유의미한 면을 알아보고자 한다.

한국고전음악 무악&#44; 굿 장면

 

무악의 종합문화적 특징

무가, 즉 굿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에게 전승되어 온 종합행위예술이다. 거의 모든 예술의 장르에서 그 원형을 말할 때 우리 전통 굿을 꼽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테면, 갖가지 굿의 사설을 하는데서 소리꾼의 판소리나 민요, 산조, 잡가, 굿판에서 사용하는 장구나 북 등을 통한 연주와 풍물놀이, 무당의 춤판에서 비롯된 춤, 굿판을 장식하는 색색종이꽃 제작 등 눈으로 보이는 것만 해도 여러 가지 분야라 할 것이다. 이래서 굿은 예로부터 우리에게 전승되어 온 종합행위예술로, 거의 모든 민속예술의 원형으로 손꼽힌다.

 

무악의 음악적 특성

무악의 종합예술적 특성 중 음악적인 면은 특히 두드려지는데,, 무악이란 무당이 굿을 할 때 하는 음악으로 무속음악의 줄임말이다. 선율악기인 피리, 대금, 해금, 가야금, 아쟁, 태평소와 타악기인 북, , 장구 등의 소리와 함께 무용과 노래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강렬한 리듬과 멜로디로 이루어진다.

보통 굿을 하는 무당은 신내림을 받은 무당만을 생각하는데, 사실은 두 부류로 나뉜다. 신내림을 받는 강습무당과, 집안에서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무업을 이어받아 무당이 된 세습무당이다. 세습무당은 춤이나 노래, 사설, 악기를 다루는 능력 등 예술적 기량을 갈고닦은 사람들로 굿판이 하나의 공연예술 같은 형태를 띤다. 우리가 흔히 보는 민속무용 중 살품이 춤이 전라도 지방의 굿에서 비롯된 무악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지역별 무악의 음악적 특성과 굿의 종류

각 지방마다 사투리가 있고, 민요의 특성이 다르듯 무가에도 지방마다 독특한 특색이 있다. 서도나 동부지방에서는 무당이 조수인 조무와 함께 서로 주고받는 응답창인 만수받이를 많이 하고,, 전라도, 경기도, 충청도 지방에서는 노랫말 없이 입타령만 하는 구음살풀이가 많다. 전라도 지방의 살풀이는 장구장단의 입타령에 맞춰 춤을 춘다. 악기 역시 지방에 따라 다른데, 서울과 남도지방은 선율악기인 피리, 대금, 해금을 많이 쓰고 때에 따라 가야금, 아쟁, 태평소 등을 사용하기도 하며, 서도나 동부, 제주지방에서는 장구, , , 꽹과리, 방울 등 타악기만을 사용한다.

 

굿의 쓰임에 따라 재수굿, 오구굿, 당 굿 세 종류로 나뉘는데, 재수굿은 집안의 안녕과 행운을 비는 굿으로 안택굿이라고도 한다. 오구굿은 죽은 이의 명복을 비는 굿이고, 당굿은 별신굿이라고 하며 동네의 안녕과 복을 비는 굿이다. 풍어제, 성황당에서의 서낭굿은 모두 당굿에 속한다. 현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계승되고 있는 굿은 강릉단오제, 은산별신제, 양주 소놀이굿, 제주 칠머리당굿, 풍어제, 진도 씻김굿 등이 있다.

 

맺으며

생각해 보면, 우리 민족은 달을 보면서 깨끗한 물 한잔 올려놓고 가족의 행복을 빌고, 이웃의 평안과 나라의 번영을 비는 것이 아주 예로부터 이어져왔던 무속신앙이었다. 이렇게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린 무속신앙이 터부시되고, 못 믿을 것이 되어버려, 이제는 박제되어 버린 유산 정도로 생각되게 된 것은 왜일까? 이 또한 일제강점기부터 비롯된 일이라 알려져 있다. 미신을 뿌리 뽑아 조선을 개화시킨다는 명목으로 마을마다 정성스레 만들어져 있던 성황당과 당나무를 없애고, 무속인이었던 당골네 들을 핍박하고, 굿을 못하게 막는 등 우리의 소중한 민속신앙들을 잘라내어 버린 것이다. 이는 결국 무속이, 굿이라는 행위를 통해 우리 가족과 우리 민족, 나라의 안녕을 비는 민족의식이 그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또한 한글을 쓰지 못하게 교육시켰던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전승되어 왔던 전통들을 잘라내어 처음부터 우리에게는 민족이란 것이 없고, 우리가 가진 문명은 형편없는 것이라 일제가 다스려주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는 것을 세뇌시키기 위한 간교한 계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보라, 우리는 그 시련을 다 이겨내고, 우리 것을 지켜내었으며 지금도 옛 것들을 끊임없이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나아가 K-pop이라는 고유의 영역까지 만들어 우리 문화 세계 속에 우뚝 세우고 있다. 현재 우리 문화가 누리는 영광은 과거와 단절되어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과거부터 이어져 온 독특한 음악적 특성과 민속적 전승, 문화적 정체성과 함께 만들어졌다. 굿은 단순한 과거의 미신이 아니라, 우리 민속음악의 영원한 울림을 계속하여 전해나가며, 우리의 예술과 문화를 빛내는 보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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